기사제목 영화 '포화속으로'의 실제 학도병 이우근의 일기
보내는분 이메일
받는분 이메일

영화 '포화속으로'의 실제 학도병 이우근의 일기

기사입력 2017.05.30 12:56
댓글 0
  •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
  •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
  • 페이스북으로 보내기
  • 트위터로 보내기
  •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
  • 기사내용 프린트
  •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
  • 기사 스크랩
  • 기사 내용 글자 크게
  • 기사 내용 글자 작게
이우근-포화속으로.jpg▲ 1950년 한국전쟁중 71명의 학도병의 비극실화를 다룬 영화 "포화속으로"포스터
 
1950년 8월 10일  쾌청
 
어머니, 전 사람을 죽였습니다. 그것도 돌담 하나를 두고 10명은 될 것입니다. 나는 네명의 특공대원과 함께 수류탄이라는 무서운 폭발무기를 던져 일순간에 죽이고 말았습니다. 수류탄의 폭음은 나의 고막을 찢어 버렸습니다.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귓속에는 무서운 굉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.
 
어머니, 적은 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팔이 떨어져 나갔습니다. 너무나 가혹한 죽음이었습니다. 아무리 적이라지만 그들도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더욱이 같은 언어와 피를 나눈 동족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고 무겁습니다.
 
어머니, 전쟁은 왜 해야하나요? 이 복잡하고 괴로운 심정을 어머니께 알려드려야 내 마음이 가라앉을 것 같습니다. 저는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.  지금 내 옆에서는 수많은 학우들이 죽음을 기다리는 듯이 적이 덤벼들 것을 기다리며 뜨거운 햇빛 아래 엎드려 있습니다. 적은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. 언제 다시 덤벼들지 모릅니다. 적병은 너무나 많습니다. 우리는 71명입니다. 이제 어떻게 될 것인가 생각하면 무섭습니다.
 
어머니, 어서 전쟁이 끝나고 어머니 품에 안기고 싶습니다. 어제 저는 내복을 손수 빨아 입었습니다. 물내 나는 청결한 내복을 입으면서 저는 두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. 어머님이 빨아 주시던 백옥같이 청결한 내복과 내가 빨아 입은 내복 말입니다. 그런데 저는 청결한 내복을 갈아 입으며 왜 수의를 생각해 냈는지 모릅니다. 죽은 사람에게 갈아 입히는 수의 말입니다.
 
어머니, 어쩌면 제가 오늘 죽을지 모릅니다. 저 많은 적들이 그냥 물러 갈 것 같지는 않으니깐 말입니다.
 
어머니, 죽음이 무서운게 아니라, 어머님도 형제들도 못 만난다고 생각하니 무서워지는 것입니다. 하지만 저는 살아가겠습니다. 꼭 살아서 가겠습니다. 어머니, 이제 겨우 마음이 안정이 되는군요. 어머니, 저는 꼭 살아서 다시 어머니 곁으로 가겠습니다. 상추쌈이 먹고 싶습니다. 찬 옹달샘에서 이가 시리도록 차가운 냉수를 한없이 들이키고 싶습니다.
 
아! 놈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. 다시 쓰겠습니다.
 
어머니, 안녕! 안녕! 아 안녕은 아닙니다. 다시 쓸 테니까요..  그럼....
 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- 포항여중 전투에서 전사한 서울 동성중학교 3학년 이우근 학도병의 일기 -

이우근 학도병.jpg▲ 영화 "포화속으로"의 실제 학도병 사진. 1950년 포항여중 전투를 참가했던 71명 학도명
 
이 일기는 1950년 8월 포항여중 전투에서 전사한 소년병 이우근 일기이다.
이우근은 국군 3사단 소년병이며 포항 여중 벌판에서 사망하였다. 그의 일기는 주머니속에서 발견되었다.
<저작권자ⓒ통일오도신문 & tongilodo.com 무단전재-재배포금지. >
이름
비밀번호
자동등록방지
45628
 
 
 
 
 
회사소개 | 광고안내 | 제휴·광고문의 | 기사제보 | 정기구독신청 | 다이렉트결제 | 고객센터 | 저작권정책 | 회원약관 | 개인정보취급방침 |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| RSStop